1. 전쟁 영화 음악
전쟁 영화 음악의 시대 분기점은 배경이 제2차 세계 대전인 영화로 제2차 세계 대전 이전 시대의 전쟁 영화 음악으로는 영화를 위해 작곡된 필름 스코어가 아니라면 영화에 사용할 수 있는 음악이 그 시대에 존재한 기존의 클래식 음악이나 민요 등으로 제한되기에 다양한 음악을 사용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런 제약에도 불구하고 좋은 영화 음악은 대중적이거나 세련되지 않아도 감동을 준다는 것은 제1차 세계 대전1이 배경인 롱 테이크 촬영2으로도 유명한 2019년 영화 1917을 본 후 영화에 삽입된 민요 I Am a Poor Wayfaring Stranger가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끌어 노래 제목을 검색하여 따로 들어 보려고 했던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Jos Slovick – I Am a Poor Wayfaring Stranger
Jos Slovick – I Am a Poor Wayfaring Stranger (from 1917) – Official Video (youtube.com)
제2차 세계 대전 영화부터는 이전보다 다양해진 당시의 대중음악을 전쟁 영화 음악으로 사용할 수 있었지만 실제로는 에디트 피아프3의 Non, je ne regrette rien이나 랄레 안데르센4의 Lili Marleen, 베라 린5의 We’ll Meet Again 등 마치 제2차 세계 대전을 상징하는 클리셰6처럼 일부 자주 쓰이는 노래만 영화에서 한정적으로 사용됩니다.
베트남 전쟁 영화가 이전의 전쟁 영화 음악과 달리 영화에 다양하고 많은 대중음악이 사용될 수 있는 것은 실제 베트남 전쟁7이 벌어지던 시기가 록과 팝, 포크 음악8 등 대중음악의 전성기였기에 당시 유행하던 다양한 장르의 대중음악을 사용함으로써 영화의 시대적 배경과 영화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효과적인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베트남 전쟁을 소재로 하는 영화 중 대중음악을 영화에 사용한 대표적인 영화와 그 영화에 사용된 음악으로는 포레스트 검프9에서 주인공이 부대 배치 받을 때 헬리콥터10를 탄 장면에 나온 C.C.R.11의 Fortunate Son, 굿모닝 베트남12에서 주인공이 라디오 진행을 하며 방송한 루이 암스트롱13의 What a Wonderful World, 메탈 자켓14의 제작진 소개 자막15에 나오는 롤링 스톤스16의 Paint It, Black 등이 있습니다.
2. 베트남 전쟁 영화 속 클래식 음악
플래툰17은 올리버 스톤18 감독의 1986년 영화로 1989년 작품인 7월 4일생19과 1993년 작품 하늘과 땅20으로 이어지는 감독의 베트남 전쟁 영화 3부작21 중 첫 번째 작품입니다.
플래툰은 베트남 전쟁 참전용사22가 감독과 각본을 맡은 최초의 할리우드 영화로 개봉 당시 연출과 각본, 촬영, 사실성 등으로 찬사를 받으며 1987년 5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8개 부문에 후보로 올라 4개 부문에서 수상하는데 수상하지 못한 남우조연상23 후보 두 명 중 하나였던 윌럼 더포24의 연기는 두고두고 회자할 정도로 인상적이었으며 그의 배우 인생도 이 영화를 기준으로 달라집니다.
전쟁 영화 포스터 중 가장 인상적인 이미지로 기억되는 플래툰의 포스터는 영화의 종반부에 윌럼 더포가 죽기 직전의 장면으로 이 장면에서 느린 동작25으로 쓰러질 때 들리는 클래식 음악이 미국의 클래식 음악 작곡가인 바버26의 현을 위한 아다지오27로 이 영화 이후 슬프고 장엄한 느낌의 대표적인 클래식 음악이자 전쟁 영화 음악으로 기억됩니다.
Barber: Adagio for Strings, Op.11
Adagio for Strings, Op. 11 (youtube.com)
1979년 제32회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28 감독의 1979년 영화 지옥의 묵시록29은 가장 위대한 전쟁 영화로 평론가가 꼽거나 역대 가장 위대한 영화 순위에도 항상 오르는 영화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정치적인 이유로 수입되지 못하다가 다른 나라보다 10년 늦은 1988년에야 정식 개봉할 수 있었는데 우리말 제목은 역시 일본 개봉 제목인 地獄の黙示録을 번역한 것을 사용했습니다.
영화에 삽입된 도어스30의 The End는 마치 영화를 위해 작곡된 것처럼 영화의 전체 분위기와 어울려 이 영화는 물론 전쟁 영화 음악을 대표하는 음악으로 기억될 수도 있었지만 바그너의 오페라를 헬리콥터가 편대 비행31을 할 때 오픈릴 테이프32로 재생하여 헬리콥터에 설치된 외부를 향한 스피커33를 통해 들리게 연출된 장면이 워낙 압도적인 인상을 주어 이 영화의 가장 인상적인 음악의 자리를 내주어야 했습니다.
전쟁 영화 음악 중 가장 유명하며 베트남 전쟁하면 생각나는 바로 그 헬리콥터 비행 장면의 상징적인 음악은 바그너의 오페라 발퀴레34에 나오는 발퀴레의 기행35으로 바그너의 곡 중에서도 결혼식 때 신부 입장곡으로 많이 사용되는 오페라 로엔그린36의 혼례의 합창37 다음으로 가장 대중적으로 유명한 곡입니다.
Wagner: Die Walküre – III. Aufzug: Walkürenritt
Wagner: Die Walküre, WWV 86B / Act III – Hojotoho! Heiaha! (Remastered 2022) (youtube.com)
3. 베트남 전쟁이 남긴 상처
모든 전쟁이 안타깝고 슬픈 일이지만 베트남 전쟁은 바로 이전의 세계대전이나 한국전쟁38과는 역사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의미가 다르며 시대가 바뀌었기에 그들을 바라보는 일반인의 시선이 이전의 참전용사에 대한 시선과 차이가 있었고 그런 시선을 견뎌야 하는 참전했던 군인 자신 또한 정신적으로 더욱 힘들었으며 사회적으로도 적응하기 힘들었습니다.
베트남 전쟁에 참여했던 군인이 사회로 돌아와 적응하지 못하는 현상은 사회적으로도 상당히 문제가 되었기에 베트남 전쟁 자체를 소재로 한 영화만큼이나 많은 베트남 전쟁 참전용사를 소재로 한 영화가 만들어져 전쟁이 끝난 후에도 그들의 싸움은 끝나지 않았음을 보여주었습니다.
1976년의 택시 드라이버39, 1982년의 람보40, 1984년의 버디41, 1990년의 야곱의 사다리42 등이 전쟁이 남긴 상처를 여러 가지 방식으로 겪게 되는 인물을 소재로 한 영화입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작품은 1979년 제51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9개 부문에 후보로 올라 5개 부분에서 수상한 1978년 영화 디어 헌터43로 비평가의 찬사와 여러 시상식에서의 수상에도 불구하고 단순하고 편협하며 역사적으로 부정확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주인공과 친구들이 술집에서 주크박스44에서 나오는 노래를 따라 부르는 장면의 노래는 우리나라에서도 방송의 주제 음악으로 사용되어 유명한 프랭키 발리45의 Can’t Take My Eyes Off You로 노래와 장면의 흥겨움은 예정된 슬픈 결말 이전 그들의 마지막 즐거운 시간을 역설적으로 상징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음악은 위 노래가 아닌 전쟁 영화 음악 중 가장 감미로운 기타 음악으로 기억되는 마이어스46의 1970년 곡 카바티나47로 원래는 영화 The Walking Stick의 사운드트랙으로 작곡되었고 1973년 클레오 레인48이 가사를 붙여 He Was Beautiful이라는 노래로도 발표했습니다.
Myers: Cavatina
Cavatina (Theme from “The Deer Hunter”) (youtub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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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ntemporary folk musi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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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ood Morning, Vietna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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