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유의 음악, 자유의 의미

자유의 음악이라는 이번 글의 제목을 보고 여러분은 어떤 음악과 영화를 예상하셨나요?

우선 글자 그대로 인신의 구속에서 벗어나는 자유라는 개념을 먼저 가정한다면 자유와 관련된 영화로는 어딘가로부터 탈출하는 영화를 가장 먼저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Ari’s Theme From “Exodus”
Ari’s Theme From “Exodus” (youtube.com)

자유의 음악이라고 하면 처음 생각나는 40년간 주말의 명화 주제곡으로 쓰인 테마 음악이 유명한 1960년 영화 영광의 탈출¹을 처음으로 떠올리셨다면 어느 정도 나이가 있으신 분일 테고 그 연배라면 1963년 영화 대탈주²나 1973년 영화 빠삐용³도 기억하실 것입니다.

대탈주는 스티브 맥퀸⁴, 찰스 브론슨⁵, 제임스 코번⁶, 리처드 애튼버러⁷ 등 초호화 배우진이 대거 출연했고 엘머 번스틴⁸의 경쾌한 주제 음악으로도 유명했습니다.

The Great Escape Main Title
Main Title (youtube.com)

빠삐용은 역대 탈출 영화 중 최고의 근성을 보여주는 영화로 누명을 쓴 주인공이 탈출을 반복하며 형기가 늘어나다가 결국 마지막에 바다로 탈출에 성공하는 장면이 감동적인데 대탈주에서는 탈출에 실패했던 스티브 맥퀸이 이 영화에서는 결국 탈출에 성공합니다.

자유의 의미를 정치나 사회적인 개념으로 생각하셨다면 그리스⁹ 감독인 코스타 가브라스¹⁰의 여러 영화를 떠올릴 수도 있고, 그리스 영화라고 하면 영혼의 자유에 관한 1964년 영화 희랍인 조르바¹¹에서 인상적이었던 자유를 상징하는 춤 시르타키¹²를 추는 장면도 오랜만에 생각이 날 수도 있을 것입니다.

Zorba’s Dance
Zorba’s Dance – Mikis Theodorakis [Original Score] (youtube.com)

춤과 자유라는 단어에서 연상되는 이미지¹³에서 영화배우 케빈 베이컨¹⁴을 1980년대 청춘스타¹⁵로 만든 1984년 영화 자유의 댄스¹⁶로 연상의 가지가 뻗어갈 수도 있지만 자유의 음악보다는 자유의 춤이라는 방향으로 주제가 넘어가나 싶을 때 춤과 자유라는 같은 단어의 이미지에서 1985년 영화 백야¹⁷를 떠올린다면 처음에 말한 탈출이라는 소재의 영화로 다시 돌아오게 됩니다.

춤을 소재로 하는 영화는 유독 저항과 자유에 관한 내용이 많은데 백야는 냉전¹⁸ 시대를 배경으로 자유를 위해 탈출하는 무용수에 관한 내용으로 전 세계 흥행에서는 실패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흥행에 성공했고 특히 영화 도입부의 의자를 밟고 천천히 내려서는 안무는 운동화 브랜드의 TV 광고에서 활용되어 상당한 인기를 끌었습니다.

2. 자유의 음악, 인간성의 증명

인간이 언제 자유를 느끼는지에 관해서는 철학적이거나 정치적, 사회적, 다양한 측면에서 고찰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영화에서 자유를 느끼는 표현이 직접적으로 가장 가슴 깊이 와 닿았던 것은 1994년 영화 쇼생크 탈출¹⁹에서였습니다.

쇼생크 탈출은 1982년 발표된 스티븐 킹²⁰의 소설 리타 헤이워드와 쇼생크 탈출²¹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로 감독 프랭크 다라본트²²는 1999년 그린 마일²³, 2007년 미스트²⁴ 등 스티븐 킹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로 유명합니다.

영화에서 쓰인 자유의 음악은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²⁵ 중 편지 이중창이라고도 불리는 저녁 산들바람은 부드럽게²⁶로 주인공은 교도소 소장실에서 문을 잠그고 방송 시설을 이용하여 교도소 전체에 들리게 방송하는데 중지하라는 명령을 무시한 채 소리를 더 높여 음악을 듣다가 독방에 2주간 갇히게 됩니다.

Mozart: Le nozze di Figaro, K. 492 / Act 3 – “Sull’aria … Che soave zeffiretto”
The Marriage of Figaro / “Duettino” Sull ‘Aria (youtube.com)

이때 이 오페라 이중창을 들은 교도소 안 또 다른 주인공의 내레이션이 이 노래가 왜 자유의 음악인지 그 순간에 느낀 음악의 의미를 설명해 줍니다.

난 지금도 그 이탈리아 숙녀분들이 뭐라고 노래했는지 모른다.
사실은, 알고 싶지도 않다.
모르는 채로 있는 게 나은 것도 있으니까.
난 그것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워, 그 때문에 가슴이 아픈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그 목소리는 그 회색 공간의 누구도 감히 꿈꾸지 못했을 만큼 하늘 위로 높이 솟아올랐다.
마치 아름다운 새 한 마리가 우리가 갇힌 새장에 날아들어 와 그 벽을 무너뜨린 것 같았다.
그리고, 아주 짧은 그 순간에, 쇼생크의 모든 사람은 자유를 느꼈다.²⁷

3. 자유의 음악, 인간의 존엄성

로베르토 베니니²⁸가 감독과 주연을 맡은 1997년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²⁹는 1998년 제51회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³⁰을 받고 1999년 제71회 아카데미 시상식 7개 부문 후보에 올라 3개 부문에서 수상했는데 비영어 작품에서 최초로 남우주연상을 받았고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³¹ 수상 발표 때는 의자 위로 올라가 시상대로 가는 기행을 선보였으며 1999년 세자르상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 등 수만은 영화제에서 상을 휩쓸었습니다.

유럽의 코미디 영화는 미국 할리우드 영화와는 다른 스타일의 연출로 우리나라 사람 정서에 잘 안 맞아서 국내에서는 그리 인기를 얻지 못하였습니다.

인생은 아름다워는 주인공의 마법과 같은 사랑과 부성애를 동화적인 연출로 보여준 블랙 코미디³²로 주인공의 행동이 너무 작위적이고 상황이 비현실적이기도 하지만 그 모든 부족함과 어색함을 넘어서는 지고지순한 주인공의 진정한 사랑의 마음이 화면 너머까지 전해집니다.

이 영화에서 자유의 음악은 오펜바흐³³의 오페라 호프만 이야기³⁴ 중 뱃노래³⁵로 유대인이 아님에도 남편과 아들을 따라 스스로 유대인 수용소에 갇힌 주인공의 아내는 어느 날 밤에 수용소 창밖에서 들리는 이 노래를 들으며 눈물을 글썽이는데 이 노래는 주인공이 밤에 독일인의 식사 시중을 들다 발견한 음반을 수용소를 향해 크게 들리게 한 것으로 주인공이 아내를 만나 사랑에 빠진 극장에서 공연하던 곡이었습니다.

Offenbach: Les contes d’Hoffmann / Act II – Barcarolle: Belle nuit
Les contes d’Hoffmann: Act II: Barcarolle: Belle nuit (youtube.com)

수용소의 생활과 그 예정된 결말은 인간의 존엄성을 해치는 비인간적인 현실로 인간은 그 비참한 현실에 순응하며 저항조차 하지 못한 채 지내게 되는데 주인공은 아들이 불안해하지 않게 수용소 생활이 상을 타기 위한 게임³⁶에 참여한 것이라 속이게 되고 주변 다른 사람들은 그 환상을 깨지 않습니다.

연합군의 진격으로 자유를 찾기 직전 독일군 병사에게 끌려가 총살을 당하는 마지막 순간에도 숨어서 자기를 지켜보는 아들을 위해 웃으면서 장난을 치며 걸어가 사라지는 주인공의 모습은 끝까지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며 아들을 보호하는 안타까운 부성애를 보여주기에 명령에 따라 아무 의심 없이 사람을 죽이는 독일군 병사의 행위와 대비되는 슬픈 장면으로 영화의 많은 아름다운 장면과 함께 가장 감동적인 기억으로 남습니다.

이전 편: 전쟁 영화 음악
다음 편: 스탠리 큐브릭의 영화와 클래식 음악

1. Exodus ↩︎
2. The Great Escape: 개봉명 에스케이프 ↩︎
3. Papillon: 개봉명 빠삐욘 ↩︎
4. Steve McQueen ↩︎
5. Charles Bronson ↩︎
6. James Harrison Coburn III ↩︎
7. Richard Samuel Attenborough ↩︎
8. Elmer Bernstein ↩︎
9. Ελληνική Δημοκρατία ↩︎
10. Κωνσταντίνος Γαβράς ↩︎
11. Αλέξης Ζορμπάς ↩︎
12. Συρτάκι ↩︎
13. Image ↩︎
14. Kevin Norwood Bacon ↩︎
15. Star ↩︎
16. Footloose ↩︎
17. White Nights ↩︎
18. Cold War ↩︎
19. The Shawshank Redemption ↩︎
20. Stephen Edwin King ↩︎
21. Rita Hayworth and Shawshank Redemption ↩︎
22. Frank Darabont ↩︎
23. The Green Mile ↩︎
24. The Mist ↩︎
25. Le nozze di Figaro ↩︎
26. Sull’aria … Che soave zeffiretto ↩︎
27. I have no idea to this day what those two Italian ladies were singing about.
    Truth is, I don’t want to know.
    Some things are best left unsaid.
    I’d like to think they were singing about something so beautiful, it can’t be expressed in words, and makes your heart ache because of it.
    I tell you, those voices soared higher and farther than anybody in a gray place dares to dream.
    It was like some beautiful bird flapped into our drab little cage and made those walls dissolve away, and for the briefest of moments, every last man in Shawshank felt free. ↩︎
28. Roberto Remigio Benigni ↩︎
29. La Vita È Bella ↩︎
30. Grand Prix ↩︎
31. Best Foreign Language Film ↩︎
32. Black comedy ↩︎
33. Jacques Offenbach ↩︎
34. Les contes d’Hoffmann ↩︎
35. Barcarolle ↩︎
36. Ga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