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볼레로: 반복의 미학 – 지겹거나 빠져들거나
볼레로1는 단조로운 구성의 현대 발레2 음악임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우리나라에서 상당히 인지도가 높은 유명한 클래식 음악입니다.
보통 클래식 음악을 즐겨 듣지 않는 사람이라도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가장 유명한 클래식 곡이라면 베토벤의 5번 교향곡과 비발디3의 사계4를 꼽을 수가 있으며 이는 전 세계적으로 공통적이고 자동차 후진 음악 멜로디로 유명한 엘리제를 위하여5도 피아노를 치면 기본적으로 배우는 곡이라서 많은 사람이 아는 국민 클래식 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클래식 음악이 그다지 인기가 없었기에 유명한 영화나 드라마, 광고 등에 사용된 클래식 곡들이 방송 시기마다 유행하고는 했습니다.
많은 인기를 얻었던 일본 애니메이션 디지몬 어드벤처의 극장판인 1999년 디지몬 어드벤처: 운명적 만남6에 볼레로가 사용되면서 당시 어린이들에게 친숙한 멜로디로 남았지만 사실 우리나라에서 영화나 드라마 등에 삽입되어 유명해진 클래식 곡의 원조 격인 곡이 바로 영화 사랑과 슬픔의 볼레로7에 삽입된 라벨8의 볼레로입니다.
사랑과 슬픔의 볼레로는 1966년 영화 남과 여9로 유명한 프랑스의 감독 클로드 를루슈10의 1981년 작품으로 우리나라에서는 1984년 문화의 달 기획 가을 특선 작품으로 TV에서 1, 2부로 나누어 방영하였는데 이 작품 역시 프랑스어 원제와는 전혀 상관없는 제목으로 소개되었고 이제는 충분히 짐작하시겠지만 일본이 번안한 제목인 愛と哀しみのボレロ를 한국어로 번역한 제목입니다.
스네어 드럼11이 단 두 마디로 이루어진 리듬을 보통 15분이 넘는 연주 시간 동안 무려 169번이나 반복하여 연주하는 독특한 구조가 상당히 인상적인 곡으로 연주 내내 같은 빠르기를 유지하면서 소리는 조금씩 점점 크게 연주해야 하기에 모든 타악기 주자12의 악몽으로 불리는 곡입니다.
자칫 지루할 수도 있는 클래식 곡이지만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이 곡에 맞추어 춤을 추는 호르헤 돈13의 현대 무용과 함께 당시 많은 시청자의 기억 속에 깊이 각인되었습니다.
독특한 구조의 곡만큼이나 현대 발레의 생소한 동작도 상당히 화제가 되었는데 2002년 박수홍과 박경림 두 사람이 진행한 고속도로 테이프 만들기 프로젝트에서 박경림이 착각의 늪을 부를 때 이 동작을 패러디한 안무를 선보여 다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Ravel: Boléro
모리스 라벨 – 볼레로 | 알론드라 데 라 파라 | WDR 심포니 오케스트라 (youtube.com)
2. 모차르트, 너의 이름은?
1976년 제48회 아카데미 시상식 5개 부문 수상작인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14의 감독 밀로시 포르만15은 클래식 음악을 전면에 내세운 영화 아마데우스16로 1985년 제57회 아카데미 시상식 8개 부문에서 수상하며 9년 만에 본인의 수상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아마데우스라는 영화 제목은 바흐, 헨델, 베토벤, 쇼팽, 리스트 등 다른 유명 서양 작곡가와 마찬가지로 일반 대중에게는 그전까지 성17으로만 알려졌던 유명한 작곡가 모차르트의 성과 이름18인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19에서 이름만 사용한 것으로 이 영화의 성공 이후에는 모차르트의 이름 아마데우스가 누구나 아는 상식처럼 되어버렸습니다.
클래식 음악가를 소재로 한 영화로 작품성을 인정받은 영화는 많지만 아마데우스는 흥행까지 성공한 드문 경우로 영화 전반에 걸쳐 많은 모차르트 작품의 선율이 흐르면서 클래식 음악의 대중화에도 매우 큰 공헌을 하였습니다.
영화에 삽입된 많은 음악 중 오페라 마술피리20에 나오는 밤의 여왕의 아리아로 알려진 그 유명한 지옥의 복수심이 내 마음에 끓어오르고21는 팝페라22의 창시자로 알려진 키메라23의 노래로 우리나라에서는 더 유명했고 진혼곡24 중 눈물의 날25이나 진노의 날26 등도 기억에 남는 곡이지만 진혼곡 분야에서는 베르디27의 작품과 유명세를 비슷하게 나누었기에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곡이라면 영화의 도입부에서 긴장감을 주며 나오는 교향곡 25번 1악장이었습니다.
영화의 엄청난 성공은 당시 다른 대중문화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는데 오스트리아28의 록 가수29인 팔코30가 이 영화에서 영감을 얻어 발표한 노래 Rock Me Amadeus는 1986년 3월 빌보드 핫 10031 1위에 올랐으며 현재까지도 독일어로 부른 노래 중 유일하게 빌보드 핫 100에서 1위를 한 노래로 남아 있습니다.
이 노래의 형식 또한 일반적이지는 않았는데 Neue Deutsche Welle, 신스 팝32, 댄스 팝33 등 여러 장르가 혼합된 실험적인 시도도 흥미로웠지만 모차르트의 출생부터 시기순으로 작곡을 시작한 연도, 첫 피아노 협주곡34을 쓴 연도, 결혼한 연도, 프리메이슨35이 된 연도 등 모차르트의 주요 연표를 내레이션36으로 나열하여 음악을 듣는 사람에게 강제로 주입식 음악 학습을 시키기도 했습니다.
Mozart: Symphony No. 25 in G Minor, K. 183 – I. Allegro con brio
Mozart: Symphony No. 25 in G Minor, K. 183 – I. Allegro con brio (youtub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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