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디즈니 백설 공주는 재즈 가수
디즈니1는 단편 애니메이션2 영화를 만들던 초기부터 영화 음악을 진심으로 대하였습니다.
상업적으로 발매된 최초의 영화 사운드트랙3은 1937년에 개봉한 디즈니 최초의 장편 애니메이션인 백설 공주와 일곱 난쟁이4입니다.
만화 영화를 극장에서 한 시간 반 동안이나 본다는 것에 대해 많은 사람이 우려를 표하고 비웃기도 했지만 개봉 후 엄청난 성공을 거두며 극 중 디즈니의 백설 공주가 부른 Someday My Prince Will Come은 영원한 재즈 스탠더드5로 남았습니다.
영화에서 음악의 중요성을 진작 알고 있던 디즈니는 이 작품의 성공으로 용기를 얻어 모두가 무모하다고 했지만 또 한 번의 디즈니의 기적을 만들기 위해 만화 영화의 가능성과 음악을 활용한 역발상의 작품을 만들게 됩니다.
Adriana Caselotti – Some Day My Prince Will Come
Some Day My Prince Will Come (youtube.com)
2. 스트라빈스키의 불만
1940년 개봉한 환타지아6는 다른 영화와는 달리 영상에 어울리는 음악을 삽입하거나 장면에 맞게 음악을 만드는 방식이 아닌 음악에 맞춰 영상을 만든 최초의 사례입니다.
클래식 음악에 맞춰 만든 영상은 두 시간이 넘는 상영 시간에 중간 휴식7 15분이 있는 대작으로 디즈니로서는 회사의 운명을 건 또 한 번의 도전이었습니다.
애니메이션 제작은 현재도 노동 집약적인 산업으로 상당히 많은 일손이 필요하고 작업 시간이 소요되는데 당시 기술로 총천연색으로 채색된 그림에 음악과 동기화된 영상은 지금 봐도 훌륭한 수준으로 완성되었기에 블록버스터8급 영화 제작비가 사용되었고 예산의 1/5은 녹음 기술에 사용되었습니다.
클래식 음악이 영화의 중심이다 보니 음악을 중요시했고 새로운 녹음 방식과 서라운드9 시스템 등 많은 시도를 하여 스테레오10로 상영된 최초의 상업 영화이기도 합니다.
대중 오락을 한 차원 높은 계층으로 끌어올린 성공적인 실험이라는 등 비평가들은 걸작이라 평가했지만 클래식 음악계에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고 특히 영화 개봉 당시 영화에 사용된 음악을 작곡한 인물 중 유일한 생존자였던 스트라빈스키11는 음악을 담당했던 스토코프스키12가 곡의 순서를 뒤섞고 가장 어려운 부분을 제거한 편곡과 악보가 단순화된 오케스트라 연주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습니다.
Stravinsky: The Rite of Spring
Rite of Spring (youtube.com)
3. 이 시리즈 글의 외래어 한글 표기
바로 위에 나온 영화 제목 환타지아는 국립국어원 외래어 표기 규정에 따르면 판타지아로 표기해야 하지만 개봉 당시 제목인 환타지아로 표기했습니다.
예전 국내 개봉 영화나 소설, 노래 등의 제목은 일본어 제목의 음차나 일본에서 번안한 제목을 그대로 번역하여 사용하였기에 원래 제목과는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이 글에서 임의로 원제를 번역하거나 현재 맞춤법 표기 규정에 맞게 제목을 바꾸면 우리나라에 소개된 제목과 달라 글을 읽는 사람이 혼동할 우려가 있기에 원제와 다르거나 맞춤법에 맞지 않더라도 국내에 소개된 최초 한글 제목을 그대로 사용하겠습니다.
다만 외국 인명이나 외래어 등의 표기는 현재의 맞춤법 규정에 맞게 러시아 인명의 경우 개정된 표기법인 차이콥스키13로 표기하고 스토코프스키는 폴란드어 표기법에 따라 스토코프스키로 표기하며 원어는 최초 등장 시 한 번만 병행 표기하고 이후 한글 표기가 가능한 것은 한글로 쓸 것입니다.
외래어 표기법에서 지정하지 않거나 우리말 표기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 국적이나 언어가 모호할 경우에는 원어로만 표시하고 원어는 될 수 있는 대로 원래 국가의 언어로 표기하지만 출력에 오류가 생기는 경우 영어 또는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표기법으로 대체합니다.
교향곡의 표기법은 Symphony, Symfonie, Sinfonía, Symphonie, Sinfonie, Sinfonia등 같은 곡의 형식이더라도 언어에 따라 표기법이 여러 가지이기에 클래식 곡의 제목을 표기할 때는 곡의 형식은 기본적으로 영어로 표기하고 표제 음악14인 경우 제목은 원어로 표기합니다.
Tchaikovsky: Symphony No. 6, Op. 74 “Pathétique” in B Minor – Adagio; Allegro non troppo
Tchaikovsky: Symphony No. 6 in B Minor, Op. 74, TH.30 “Pathétique” – 1. Adagio – Allegro non… (youtube.com)
4. 오페라를 닮은 뮤지컬 영화
마치 오페라처럼 한 시간 반 동안 대사 없이 음악과 노래로만 가득 채운 최초의 뮤지컬 영화인 쉘부르의 우산15이 모두가 실패할 거라고 예상하는 가운데 1964년 개봉했습니다.
오페라보다 대중적인 접근성을 강화하여 더 편하고 즐겁게 보는 것이 뮤지컬의 장점인데 연극에 노래와 음악, 춤을 더한 뮤지컬의 구성에서 대사를 전부 배제하고 노래로만 극을 이끌어가는 것은 무모하다고도 할 수 있는 도전이었습니다.
결과야 지금은 누구나 아는 것처럼 흥행에는 성공했고 제38회 아카데미 시상식16 음악 부문 3개 분야에도 후보로 지명되었지만 경쟁 후보작 역시 너무 강해 해당 회차 각 부문에서의 수상작은 닥터 지바고17, 사운드 오브 뮤직18, 고백19의 주제가 The Shadow Of Your Smile이었습니다.
그래도 많은 이의 기억 속에는 영상 내내 화면 전체를 채운 원색의 파스텔20 색채와 아름다운 주제가 I Will Wait for You가 인상적으로 남았고 50년 후 이 영화의 영향을 받아 데이미언 셔젤21 감독이 만든 라라랜드22는 음악상을 포함한 아카데미 시상식 6개 부문에서 수상합니다.
Danielle Licari & Jose Bartel – Devant le Garage
Devant le garage (youtub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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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isney ↩︎
- Animation ↩︎
- Soundtrack ↩︎
- Snow White and the Seven Dwarfs ↩︎
- Jazz Standard ↩︎
- Fantasia ↩︎
- Intermission ↩︎
- Blockbuster ↩︎
- Surround ↩︎
- Stereo ↩︎
- И́горь Фёдорович Страви́нский ↩︎
- Leopold Anthony Stokowski ↩︎
- Пётр Ильи́ч Чайко́вский ↩︎
- Program Music ↩︎
- Les Parapluies de Cherbourg ↩︎
- Academy Awards ↩︎
- Dr. Zhivago ↩︎
- The Sound Of Music ↩︎
- The Sandpiper ↩︎
- Pastel ↩︎
- Damien Chazelle ↩︎
- La La Land ↩︎